가끔 학창 시절의 나를 돌아보곤 한다.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훨씬 어렸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좁았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에 지나치게 확신을 가졌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일에는 서툴렀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당시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자신만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나 역시 그랬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믿었고, 때로는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지금 돌아보면 조금 더 신중했어야 했던 순간도 있었고, 조금 더 다정하게 말할 수 있었던 순간도 있었다.

5,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그 시절을 떠올리면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그리운 기억은 떠오르는 게 거의 없으나,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 있다. 그때 조금 더 성숙했더라면 어땠을까.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 입장에서도 생각해보았으면 어땠을까. 이미 지나간 시간에 대한 가정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다. 성숙해진다는 것은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했던 부분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잘못을 인정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졌다. 자신의 생각을 굽히는 것이 마치 약해지는 일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필요할 때 진심으로 사과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용기 있는 태도라는 것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물론 지금의 내가 완전히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고, 앞으로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다. 다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먼저 이해하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모든 순간에 올바른 선택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때로는 실수하고, 후회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마주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그런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후의 삶에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지나간 일에만 머물러 있을 수도 없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앞으로의 태도와 행동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다만 그 변화는 스스로 달라졌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증명되지 않는다. 일상에서의 작은 행동과 선택들이 쌓이고, 그것이 오랜 시간 이어질 때 비로소 드러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더럽히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이를 지우고 다시 색칠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어쩌면 아무리 노력해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흔적마저도 내가 지나온 시간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싶다.

이제는 과거의 나를 무작정 부정하기보다, 그 시간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생각하려 한다. 부족했던 순간들을 기억하되 거기에만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신중한 사람이 되고 싶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볼 때마다 느낀다.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 참 많았다고.

그럼에도 늦게 깨달았다는 이유로 앞으로의 시간을 포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나로 인해 피해 입은 분들께 사죄하고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